유리는 엄마를 댑따 좋아해 (유리아빠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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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만의 가족 제주도 여행 by 유리아빠

최유리 세 살 때가 되던 2005년과 네 살 되던 해 회사에서 보내 준 제주 여행 후, 5년만인 2011년에 제주 여행을 가게 되었다.

정확히 말하면, 올 초에 갔어야 하는 제주 여행이 다른 업무 때문에 연기를 하다가 결국 100만원짜리 상품권을 받게 되었고, 추가 비용을 확보하여 장인과 장모까지 모시고 여행을 간 것이었다.

물론 처음 계획은 유리를 키우시느라 고생 많으신 장인 장모 두분만 일본에 보내드릴 계획이었으나, 한사코 같이 가야 한다는 말씀 때문에 9월부터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사실 2주일 전까지는 숙소와 렌터카와 비행편 확보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2주 전까지 계속 대기 상태로 남겨져 있어서 노심초사 불안한 나날을 보냈다.

가는 비행편은 많은데 부산으로 돌아오는 비행편이 오전 10시 30분, 오후 1시 25분 밖에 없어서 일요일은 한 군데 정도만 들리고 공항으로 와야 하는 게 아닌가 하여 걱정을 많이 했더랬다.

다행히 비즈니스석으로 자리가 잡히는 바람에 저렴하지 않은 비용을 지불하긴 했지만, 그래도 편안한 귀향길이 된 것 같아 글을 쓰는 지금 잘한 결정이었다고 자평한다.


1. 제주 여행 컨셉 잡기

  애초에 생각한 이번 여행의 컨셉은 수학여행이나 패키지 여행에서 흔히 들리는 제주도의 명승지 탐방이 아닌, 조금 색다른 곳을 가보는 것이었다. 헌데 내 머리 속에서 생각한 그런 곳이 쉽게 눈에 띄지 않았고 숙소로 잡은 서귀포 칼호텔을 중심으로 양방향으로 있는 동선을 만들기가 그리 녹록치 않았다.
  그래서 생각한 게 웹페이지에서 소개하는 제주의 필수관광코스를 지도에 하나씩 찍어보고 동선을 그리면서 움직이는 시간을 고려한 계획을 짜는 것이었다. 물론 여행이란 게 계획대로 움직여지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것도 고려해서.

  그리고 어르신들을 모시고 가는 거라 점심과 저녁시간에 해당되는 도착지에 맛집으로 알려진 식당까지 찾아야 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으며,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을 남편에게 일임하는 유리엄마가 나를 가장 힘들게 했다. 쒸~
  그래서 만들어진 여행 동선이 아래와 같았고, 나름 계획대로 움직여진 비교적 준수한 동선이었다고 자평한다.
 
  * 아래에 있는 모든 곳을 다 둘러 보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중요한 곳을 누락한 것도 없었다.

  첫째날은 서귀포의 서쪽을 돌았고, 둘째날은 제주공항으로 가면서 여기저기 둘러 봤는데, 계획에서 가장 흐트러진 곳이 식당이었다.



2. 밤 늦게 도착하여 숙면 후 아침을 맞다.
  제주 서귀포 칼호텔은 건물 자체는 좀 오래되어 그리 좋다고 말할 순 없지만, 호텔이 위치한 곳에서 바라보는 경관 하나만큼은 여느 최고급 호텔에 못지 않은 만족감을 주었다. 물론 서귀포 칼호텔도 비싸다면 비싼 곳이지만.



3. 첫 째날 첫번 째로 들린 곳은 제주도에 가면 꼭 들린다는 정방폭포이다. 사실 대학교 수학여행 때 이곳에 들리지 못하여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맑은 바다와 시원한(?) 폭포, 그리고 그 경관은 왜 유명한 곳인지 금새 알 수 있게 해주었다.
  제주도 앞 바다는 저런 투명하고 옥색 빛깔 나는 곳이 자주 눈에 띄였는데, 일부러 흰색 돌을 갖다 넣은 건지 햇빛에 의해 저렇게 보이는지 몰라도 아름답다는 표현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사진으로는 그 때 그 느낌이 도저히 살지 않는데... 아직 사진의 하수라서 그런 건가.



4. 정방폭포 앞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날리는 유리의 머리카락
   사진 속의 저 표정을 보면 유리가 얼마나 기분이 들떠 있었는지 기억이 떠오른다.
   자기 아이가 해맑은 표정을 하고 있는 걸 보면서 기분 좋지 않은 부모가 어디 있겠냐만, 앞으로도 쭉 밝게 커줬으면 하는 바램이...



5. 모녀.
  아내가 나이 들면 들수록 장인과 비슷해져 간다. 정말 비슷하게 변해 간다. 최유리도 그렇겠지?
  아내와 장인어른이 같이 찍은 사진이 거의 없어서 가는 곳마다 부녀의 추억을 남기는 사진을 많이 찍으려 노력했다.



6. 중문 주상절리
  이곳 역시 제주도 방문시 빠질 수 없는 곳이다. 일본 관광객도 많고 이동 경로가 깨끗하게 정돈된 곳인데, 아무래도 화산 지역 내에서 볼 수 있는 특이한 지형지물이라 유네스코 지정공원으로 등록된 이유일 것이다. 
  뭔가 아쉽다면 관광객들이 단순히 걸어 들어와서 사진만 찍고 가는 것 외에도 더 볼 거리가 없는가 하는 것인데, 5년 전보다 안내 팻말이 추가된 것 외에는 달라진 점을 찾지 못하였다.

  어색한 표정의 나와 아내를 최유리 찍사께서 찍어 주셨다. 구도 참 잘 잡네.


지금 생각해도 유리가 저기에 올라 앉아 사진 찍으려는 걸 말렸어야 했다. 아무런 사고가 나지 않았지만, 유리가 저 위에 걸터 앉았을 때 가슴이 덜컥 했는데.. 그 때 위험한 행동은 함부로 하지 말라고 꾸짖어야 했는데, 아무런 제지를 하지 못했다는 게 지금도 맘에 걸린다. 사진을 보는 지금도 정말 조마조마하다.



7. 아프리카 박물관 (중문단지, 주상절리 근처)
  아프리카 박물관은 2005년에 어린 유리와 함께 주상절리로 갔을 때 개관하는 걸 보았던 적이 있다. 그 때 초청된 인사로서 고건 전총리가 있었고, 그 분을 공항 VIP룸에서 같이 했던 적 있었다. (요즘엔 뭐하시는지)
  아프리카 박물관은 크게 볼 게 있는 곳이라기 보다는 평소에 볼 수 없던 것들이 전시된...굉장히 이그조틱한(굳이 영어로 표현할 필요는 없지만서도) 것들이 있었다.
  사바나에서 사는 동물은 박제가 아닌 봉제 인형으로 가득차 있었고(이것도 뭔가 언밸런스한) 전시물들은 탈과 창, 방패 등이 주를 이루었다. 아프리카는 검은 아프리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여러 민족이 다양한 방법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걸 잠시동안이라도 느낄 수 있었다는 데 의의를 가져 본다.


최근 최유리의 바람직한 행동 중 하나는, 어딜 가거나 전시물 앞의 안내글을 적으려 한다는 것이다. 이걸로 뭘 할 수 있을지 몰라도 그러다 보면서 메모와 기록의 습관을 기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게 된다.


세네갈 민속 연주팀. 젬배로 연주하고, 여성 무용수의 춤과 노래를 들으면서 외국인들도 우리 김덕수 사물놀이패의 공연을 보면서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했다. 아름다운 선율이라기 보다는 반복적이고 시끄럽지만 잘 들어보면 그 속에서 리듬감을 찾을 수 있는 그런 공연이었다.
  솔직히 연주를 3분 이상 들으니 머리가 울리는 듯 하여, 자리에서 일어나 공연장을 나오고 싶었으나 열심히 듣고 젬배를 같이 두들기는 최유리를 보니 차마.. 어른이 모범을 보여야지.


8. 용머리 해안 근처의 산방산.
  갈치구이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을 들렀는데, 웅장하게 솟구쳐 올라 있는 산방산이 눈에 띄인다.
  일인분에 1.5만원 정도의 갈치구이는 아무리 봐도 관광지 특수로 비싸게 파는 이상, 이하도 아닌 것처럼 보인다.
  역시 수산물을 저렴하고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은 부산이란 생각을 확고하게 만들어 준 식당.
  그리고 맛집이란 이름을 쉽게 믿으면 안된다는 생각을 불변의 진리로 만들어 준 제주도 맛집 식당. 고맙다.


9. 용머리 해안으로 왔다.
  나름 물 흐르듯 일관된 코스 선정으로 체류시간+이동시간이 원래 계획과 잘 맞아 떨어졌다. 용머리 해안쯤 오니 그동안 긴장(?)이 조금씩 풀리면서 몸이 나른해지고 졸리기 시작한다. 날씨도 괜찮아서 햇볕을 쬐고 있으니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최유리양은 drive를 매우 좋아하는 편인 것 같다. 자동차에 올라 타는 것, 놀이동산의 놀이기구 올라 타는 것, 말 타는 것 등등..그래서 그런지 다소곳한 것보다는 좀 와일드하다는 표현에 어울리는 어린이.

  용머리 해안에 도착해서 조금 걸으니 제주도 조랑말 타는 곳이 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엄마를 꼬드꼈는지 벌써 말에 올라타고 있다. 희희낙락하는 최유리양.


  용머리 해안은 네덜란드의 하멜이 표류하다 도착한 곳이라고 한다. 그후 억류되어 살다가 본국으로 탈출했다는 걸로 기억하는데, 이곳에서 살던 기록이 유럽에 조선을 알리는 유명한 하멜 표류기는... 어린이 때 살짝 읽어 봤던 기억만 남아 있다.
  경위야 어쨌건 외국인의 문물을 잘 응용했던 일본은 메이지 유신 등 문명국으로 발전하게 되었고, 이들을 강제 억류하고 고초를 겪게 했던 조선은 여전히 중화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결국 일본에 나라를 뺏기는 운명이 되고 만다.
  근데, 이 사진을 찍고 나서 하는 유리엄마의 말씀 한마디. 너네 아빠 키도 이 정도만 되면 얼마나 좋을까.


  네덜란드 의상을 입고 코스튬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최유리양...그냥 넘어갈 어린이가 아니다.
  결국 바깥 테이블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 날 포기하고 엄마와 함께 이 옷 저 옷 입어 보며 여러 포즈로 사진을 찍었었네.



10. 오후 햇머리가 서쪽 수평선을 향해 가던 시각. 송악산 공원에 도착했다. 이곳은 인생은 아름다워 세트장과 올레 10길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인생은 아름다워 세트장은 원래 사람이 살던 곳인데, 드라마 찍은 후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서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다는 이야길 들었다. (정확한 건 아님)
  제주에 왔으면 1박 2일로 유명해진 제주 올레길을 가는 게 당연한 일. 그래서 피곤해 하시는 장모님을 차에 계시라 하고 장인과 유리엄마, 유리와 함께 올레길 산책을 시작했다.
  제주의 올레길은 해안선을 따라 만들어진 "좁은 산책로"를 말하는데, 코스가 19코스까지 있었고 우리는 그 중 올레 10길의 일부만 걸어보았다.
 
  올레길을 가기 전, 최유리양이 남긴 작품 하나. "말 한마리" 요즘 느끼는 거지만, 최유리양의 사진은 또래에 비해 뭔가 특별하다.


  올레길을 걷기 시작하며 바라 본 삼방산. 한라산에서 대폭발이 일어나고 여기저기에서 작은 화산이 터지거나 마그마가 지표 위로 부풀어 올랐을 것이다. 해안 근처에 위치한 삼방산도 그 중 하나인 것 같다.


  송악산 공원쪽으로 가다보면 해안 동굴이 보인다. 그런데 자연적으로 발생한 게 아니라 일본군이 제주도를 군사요새화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해안포 진지이다. 산쪽으로는 벙커도 보이던데.. 아무리 비굴하고 아픈 역사의 일부라 해도 그냥 방치해 놓은 듯한 모양새는 좋지 못한 것 같다. 해안포 진지 쪽으로 내려가 보려던 최유리양. 다행히 출입금지가 되고 있어서 저 아래까지 내려가지 않아도 되었다.


  올레길 중 일부는 이렇게 이쁘게 꾸며져 있었다. 제주 특별시에서 방문객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는 걸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지리산은 둘레길. 부산은 갈매길. 몰라서 그렇지 각 지역마다 이런 걸으면서 풍경을 감상하기 좋은 길이 꽤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앞에는 가파도 멀리는 마라도가 보이는 곳에 도착했고 우리는 다시 주차된 곳으로 향했다. 천천히 걸어서 왕복 1시간 30분쯤 걸렸으니 나름 3~4킬로 미터 정도는 걷지 않았나 추정한다.


예전엔 조금만 걸어도 다리 아프다고 징징 거리던 최유리양. 요즘은 꽤 잘 걷는다. 이 날도 업어 달라고 하는 것을 매몰차게 거절했더니 도착지까지 잘 걷는다. 조금씩 자라는 것 같다.


11. 오설록 녹차 박물관
   태평양..현재는 아모레퍼시픽으로 바뀐 회사에서 이 근처에 많은 차밭과 함께 녹차와 차문화 확산을 위해 만든 것이라고 한다. 여기서 대충 볼 때는 몰랐는데, 꽤 넓은 범위에 차밭이 조성되어 있었다.
   내가 평소에 몸에 좋은 녹차를 마시지 않아서 녹차에 대한 내용은 거의 아는 바가 없었는데,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판매하는 녹차(설록차)를 구입하기도 하고 녹차 아이스크림, 케익 등을 즐기고 있었다.
   아쉬운 점은 이런 곳에서라도 유리엄마와 녹차를 한잔하는 여유를 부렸으면 좋았을텐데, 시간상...


  유리엄마가 찍힌 사진 오른쪽으로 추사 김정희 선생이 제주로 유배올 때 지났던 길이 있었다. 당시는 죄를 지으면 유배를 많이 보냈다고 하던데, 요즘은 감방과 병원을 번갈아 들락 거린다지?
  당시 한양에서 제주까지 그 먼길을 걷고 걸어 유배지까지 왔던 많은 조상들의 한을 느낄 수 있었다 (고 한다면 너무 감상적일까)



12. 둘째 날이다. 둘째 날은 서귀포 칼호텔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공항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여러 곳을 둘러보는 코스로 계획하였다. 우리가 흔히 아는 곳도 있고 잘 모르던 곳도 있는데, 가능한 사람이 많이 북적거리지 않으면서 조용한 분위기에서 제주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고른 첫번째 방문지가 '김영갑 갤러리'다.

  마침 slrclub.com에서 김영갑 사진 캘린더 판매와 전시회 배너가 떠 있던데, 현지에서 캘린더를 하나 살 껄 그랬나..
  김영갑 작가는 제주에서 사진을 찍었다가 젊은 나이에 루게릭병으로 세상을 떠난 사진 작가이다.

  어느 폐교 하나를 자신의 일생에 찍었던 제주의 모습, 특히 오름에 대한 사진의 갤러리로 만들어, 사후에 관광객들에게 제주만의 모습을 알리게 되었다고 한다.
  주변 인근에 농사를 해서 그런지 거름 냄새가 많이 났고, 최유리양은 이상한 냄새라고 호들갑을 떨었다.



   김영갑 선생은 특히 오름과 관련된 많은 사진을 찍었는데 루게릭병으로 몸이 불편해지면서 마지막 예술혼을 태웠는데 많은 지인들과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갤러리를 만들어, 그는 비록 현세에 없지만 그의 제주를 사랑하는 마음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전달되고 있다고 믿는다.


김영갑 갤러리는 무인 찻집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름만 봐서도 돈을 내고 셀프로 커피 마시고 컵을 씻어 놓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걸 눈치챌 수 있었는데, 역시.. 소박한 분위기에 이곳 갤러리를 들린 여행객이 숨을 고를 수 있다고 생각되었다.

최유리양의 제법 의젓?한 자세를 보면, 애들이 금새 크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엄마와 유리가 눈을 맞추며 이야기 하고 있다. 이 때 유리의 이야기가 걸작이다.
엄마 사용한 스푼은 이 안에 넣지 말라잖아. (아래 사진 참조)




최유리는 사진을 찍을 줄도 알지만 이쁘네 찍히는 방법도 잘 안다. 이미 애기 때부터 V자 포즈를 졸업해 버렸다!



13. 산굼부리

  난 제주도에 오는 사람들은 산굼부리에는 한번 가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산굼부리는 개인 소유인 기생화산(오름)이다. 왜 개인 소유인지는 알 도리가 없으나, 그래서인지 나름 잘 꾸며 놨다고 해야 할까.

  산굼부리의 늦가을~초겨울 풍경은 억새들이 채우고 있었다.
  햇빛에 빛나는 억새가 아름다웠지만, 내가 가진 사진찍는 기술로서는 그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없다.


  장모께서 산굼부리는 지난 번에 들리지 않은 곳이라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볼만한 곳이라 잘왔다 칭찬하신다. 장인어른은 계를 통해 중국엔 다녀 오셨지만 제주도는 처음이라 하셨는데, 장모님과 함께 한적한 분위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하신다.


  여러 장의 사진을 파노라마로 붙인 산굼부리의 광활한 풍경. 고저 차이가 100미터? 이고 둘레가 2km 가 좀 넘는다고 한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아쉽다고 느낀 것은, 이런 자연 유산을 보는 것 이상으로 가꾸지 못했다는 것이다.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것인가? 아니면 좀 더 교육적 체험적으로 바꿀 것인가를 놓고 논란의 여지는 있겠으나, 내 입장에선 좀 더 몸으로 느낄 수 있는 무엇이 추가되면 좋겠다 싶다. 자연이 파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말이다.



14. 성산 일출봉

  제주 하면 떠 오르는 곳 중 하나가 성산 일출봉이다.
  원래는 이곳에 갈 생각이 없었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이동을 하게 되어 성산에서 점심도 먹을 겸 이동 경로를 변경하게 되었다.
  분화구 끝까지 가지는 못했고, 시간 상 중간에서 되돌아 내려왔지만, 나름 즐거운 짧은 시간을 가졌다.


※ 경축.. 2011년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 당선 ※
   올해 찍은 유리 사진 중 내 맘에 제일 드는 최유리 표정 사진. 뒷 배경으로 있는 일출봉과 어울려 그녀의 엽기스런 환호하는 표정이 무척 재미있게 느껴진다.  (흠~)


  평소에도 웃음기 제로에 가까운 장모님 표정. 여러 사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는군.
  니콘 DSLR을 매고 있던 청년에게 사진을 찍어 달라 부탁을 했었는데, 괜찮게 찍어줘서 감사.


많이 본 곳이라 생각했는데... 5년 전 회사에서 보내 준 가족 여행 때 들리었던 곳이었다.
  참조 : http://yooripa.egloos.com/1861081  #4번 사진

  밥을 먹으면서 기억을 되살려 보니, 이곳이 특별히 유명한 곳으로 알려진 이유를 잘 모르겠는데... 아마 평소에 해산물 관련된 음식을 많이 먹지 못하는 내륙 사람들의 입맛에는 맛있게 느껴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뭏든, 부산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덕 본 것은 바닷가 옆이라 해산물에 대한 혜택을 많이 누린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글 쓰는 지금도 회가 무척이나 먹고 싶다. ('11.12.16)


15. 파크 써던랜드

  이곳은 태왕사신기 촬영장으로 사용되다가 테마파크로 관광객에게 공개되는 곳이다.
  일본인 관광객이 욘사마의 기억을 살리며 이곳으로 많이 찾아오는 듯 하다. 카와이~ 여성들이 꺅꺅 거리며 사진을 찍는 데 내가 "MAY I TAKE PHOTOS?" 하고 말 걸고 싶더란;;;

  고구려스러운 분위기의 세트장이 잘 정돈된 것이 강릉에 있는 대조영 세트장에 비해 좋게 보인다.
  대조영을 촬영했던 곳은 이곳에 비해 꽤 허접한 느낌이었는데, 아무래도 태왕사신기는 HD로 촬영한 드라마라 그런 게 아닐까 싶다. (http://yooripa.egloos.com/1860914)
  사실 아무 것도 아닌 듯이 보이는 저 집 하나도 건설비가 꽤 많이 든다고 하는데 (대조영 세트장은 집 하나에 5천~1억?이라 들은 기억이)

  어쨌건 꽤 사실적으로 잘 지어진 세트장이었다.


  최유리 본인이 맘에 들어하는.. 창에 드는 빛에 은은한 분위기가 연출되어 뭔가 느낌을 받았다는 사진이란다.  뭐 아빠 사진이 맘에 든다니 나는 고맙기만 할 뿐.


  최유리의 즐거운 기분을 폴짝으로 표현. 아직 점프 실력이 좋지 못해 그 자리에서 다리만 접었다 펴는 정도. 훗.
  아빠와 점프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하는 유리의 모습에 나도 기분이 흐뭇.


16. 김녕 미로 공원
   비행기 시간이 저녁 7시 25분이었고 (이 시간대로 잡느라고 시간을 수차례 바꿔가며 비즈니스석을 잡았음. 아내는 내가 얼마나 치열하게 이 시간의 좌석을 잡았는지 모를 것) 저녁 4시 경에 마지막 방문지인 김녕 미로 공원을 찾았다.
  풍문으로 수차례 이런 곳이 있다는 건 들었는데, 방문하긴 이번이 처음.
  사람에 따라 10분만에 한바퀴 돌 수 있고, 출입구를 찾는데 한시간 반까지 소요된다는 이야기를 들어 공항 도착 시간에 맞춰야 하는 우리는 약간 걱정을 했다. 그런데...
  최유리가 거의 뛰다시피 앞으로 달리기 시작했는데 지도는 내 손에. 어른은 길이 갈리는 곳에서 오른쪽 왼쪽을 따지는데 최유리양은 무조건 앞으로.. ^^;
  그러다 딱 10분만에 최유리가 출입구를 찾았고 성공의 벨을 자랑스럽게 울린다.
  어찌보면 이리저리 따지는 것보다 앞으로만 가는 게 성공의 지름길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내 예상보다 훨씬 빨리 미로를 통과한 최유리에게 경외스런 생각마저 가진다.
  어쨌건 성공의 벨을 울리고 마음 편하고 느긋하게 공항에 도착했다.


비록 비용적인 부담을 가진 여행이었지만 내용 면에선 비용으로 환산할 수 없는 그 무엇을 얻은 것 같다.
가족의 사랑, 믿음, 그리고 평화...^^;

다음 여행은 유리와 함께 유럽을 목표로 해 본다.  Fin.

덧글

  • 비프리박 2011/12/15 07:15 #

    엊그제 이스탄불에서 귀국하셨는데
    그 전에 어르신 모시고 다녀온 제주도 후기를 보니 시간이 얼마나 빨리 지나가는지를 깨닫습니다.
    이 포스트를 주욱 보고 읽고 스크롤 다운 한 것도 엊그제 같은데
    벌써 날짜가. ^^

    새벽에 들렀다가 몇자 적습니다.

    한가지 새삼 느낀 건 울 유리아빠님의 나이를 생각할 때 얼굴이 정말 동안이다! ^^
    성산 일출봉 아래에서 찍은 유리의 눈 크게 콧구멍 벌렁(!) 사진이 너무 좋습니다.
    장인 장모께서 오래 기억하실 여행일 겁니다. (저희는 2007년 모시고 안동을 다녀온 후로 전무. -.-;)
    제주도에서 익숙한 곳도 눈에 띄고 다음에 가면 가봐야지 하는 곳도 눈에 띄네요.

    목요일입니다. 한 주의 허리를 넘어섭니다.
    남은 날들 힘찬 하루하루 되기 바라고요.
    시차 적응 얼른 하시길. 터키와 한국은 시차가 얼마나 되더라. -.-a
  • 유리아빠 2011/12/15 17:40 # 삭제

    문득 다시 스크롤해 보니 사진이 워낙 많아서 정리하는데 한달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두려움이 엄습합니다.
    시간이 정말 빠르죠? 터키로 출발한지 벌써 11일이 지났고 곧 크리스마스가 된다니...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집니다.

    다음에 제주에 가시게 되면 김영갑갤러리는 꼭 가보시길 바라고, 차를 타고 가다가 중간중간 좋은 경치에서 사진도 꼭 찍어 보시길 바래요.

    장인 장모께서 사진 찍는 걸 좋아하시지 않아서 그런 좋은 풍경이 있어도 지나친 게 한 둘이 아니었습니다.

    터키에서 찍은 사진은 제주도 사진보다 훨씬 많네요. 블로그에 업로드 하고 글은 언제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올해 안으로 정리가 가능할지 걱정입니다. ㅋ. (걱정만 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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