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는 엄마를 댑따 좋아해 (유리아빠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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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5년 7개월] 범어사로의 산책 by 유리아빠

유리네 가족이 정말 오랜만에 부산 금정구에 위치한 범어사로 산책 겸 나들이를 했다.

범어사는 신라시대부터 있었던 고사찰이며, 조계종(맞나 모르겠다 찾아보기도 귀찮고 해서 그냥 주절)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는 곳이기도 하단다.

어쨌건, 이 곳은 다른 사찰들과 달리 비교적 도심에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지하철 1호선 끝인 노포동역에서 내려 마을버스 타면 금방?) 주말이면 많은 사람들이 방문을 하고, 각종 불교행사가 자주 열려 신자들도 끊이지 않는다.
더우기 금정산성의 북문으로 올라가기 위한 등산로의 입구라 그런지 등산객도 무지하게 많고... 무엇보다 좋은 점은 통행료를 안 받는다는 점!

금정산의 계곡 끼고 있어 금방이라도 비가 올듯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마실을 나갔다.

유리는 이런 산책성 등산이라도 엄마 아빠라면 무조건 OK이기 때문에 즐거운 맘으로 나선다.

절 아래의 주차장에 3000원 선불을 내고 주차를 시킨 뒤, 유리가 좋아하는 신데렐라 풍선껌(너무 좋아하면 턱이 벌어질텐데...쩝)을 하나 사가지고서 짧은 코스이지만 등산을 시작했다.


재작년에 왔을 때엔 없었던 전자 안내판이 보인다. 터치 스크린으로 부산 전역의 관광안내도 하고, 범어사에 대한 기원 등등도 보여준다. 입구에만 딸랑 하나가 있어서 전시용처럼 느껴진다.


유리가 좋아하는 V자 포즈. 그 뒤로 차가운 계곡물이 흐른다. 금정산이 음기가 서린 산이라서 그런지 (산 꼭대기에 퐁퐁 솟아나는 금정이 있단다. 실제론 그 아래까지만 가봐서 확인하진 못했다) 계곡물의 차갑기는 여느 깊은 계곡물 못지 않다.


가족의 소원과 축복을 기원하는 연등이 걸려 있었다. 석가탄신일이 아님에도 이런 연등이 많이 걸려 있는 게 의아스러웠지만, 밤에 와서 보면 꽤 멋지게 보일 법한데... 불교 신자가 아니고서야 오긴 쉽지 않겠지.



부산엔 하마정이란 곳이 있다. 내가 기억하기론 동래 정가의 땅에 들어올 때 여기서 말에서 내리란 곳이라던데...(틀렸음 누가 잘못을 잡아 주세요) 그런 의미와는 다르지만 신성한 사찰에 올 때는 걸어서 오라는 의미의 下馬 인 것 같다. ^^;


언제 저렇게 컸다 싶게, 계단을 뛰어 올라가는 유리... 나도 무릎 다치기 전엔 산에서 날아 다녔었는데, 한 때 클라이머였던 유리엄마의 피를 받아서 그런지 걷고 뛰는 건 꽤 잘하는 것 같다.


이곳 저곳에 신자 또는 비신자의 기원을 담은 기왓장이 많이 보였다.
기독교로 치면 십일조 또는 헌금이 될테지만 나름 오랫동안 나의 흔적이 건물의 일부로 남는다는 점에서 기독교와 천주교와는 다른 헌금의 형태인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외국 사람들이 소액의 헌금과 함께 그들만의 소원을 기록해 놓은 것을 볼 수 있었다.

같은 동양 문화권의 일본, 중국, 태국 뿐만 아니라 러시아 이슬람 미쿡 등등 이런 사람도 종교를 떠나 자신과 가족의 소원을 기록해 놓은 것을 보고서 불교는 포용의 종교라는 느낌(느낌만 그렇다)을 받게 된다.


예전엔 느끼지 못했는데, 범어사의 대웅전은 다른 사찰에 비해 그리 크고 화려하지 않은 것 같다. 거기다 단청과 기타 공사중이라 그런지 더욱 초라한 느낌마저 들게 하는데...

뒤돌아 가니 스님과 신도들이 열심히 불공을 드리고 있었고, 거기에 맞춰 도둑절을 하고 후다닥 도망 나오는 유리... ^^;

좀 있다 기회가 되면 망미동 할머니와 함께 절에 한번 데리고 가봐야겠다.
유리 엄마는 기독교나 천주교라도 어릴 때부터 종교를 믿는 게 좋겠다고 하니, 어떤 종교를 가지더라도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어린이로 자라주면 더 이상 바랄 게 없겠다.



유리엄마는 돌무덤에 돌을 놓으면서 무얼 생각했을까... 2차 시험 붙게 해달라고 마음속 기원을 했음에는 분명할텐데, 남편의 건강과 직장에서의 성공까지 기원했을까? 흠...궁금.


덧글

  • 비프리박 2009/07/21 00:39 # 삭제

    지척에 있는 범어사 나들이시군요.
    역시 절은 입장료(통행료?)가 없어야 제맛입니다.
    그래도 주차료는 있군요. -..-a
    간혹 그런 생각 합니다.
    너무 사람이 몰리는 사찰에 가면, 입장료를 좀 받아서 필터링 좀 하지, 그런 생각요. 크흣.
    저나 처가 사람 몰리는 걸 넘흐 싫어합니다. ^^

    터치 스크린 누르는 유리의 손이 정말 앙증맞습니다. 신기해하는 옆모습도 이쁘구요.
    하하. 역시 울 유리 등록상표 브이질^^이 나왔군요. 예쁩니다. (브이'질' = 욕 아닙니다. ^^)

    석가탄신일이 아님에도 저 정도군요. ㅎㄷㄷ
    저번에 언젠가 오대산 월정사 갔을 때도 비슷한 상황이었던 거 같습니다.
    큰 절이 겪는^^ 즐거운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마라는 것은 말을 내려 예를 갖추란 의미가 맞는 것 같습니다. ^^

    어쩌면 불교신자일듯한 외국인들의 기원을 담은 기와가 이색적이군요.
    그야말로 세계 각국에서 온 느낌입니다.
    불심이 있어서 찾아온 분들이리라 봅니다. (아님 말고. 카핫.)

    돌탑에 돌 하나 올려 놓으면서 유리아빠에 관해 무언가를 빌었을 유리엄마가 아닐까 합니다.
    물론 유리에 관해서도 소원을 빌었을테구요.
    그런 기원 속에서 남편과 아이가 무럭무럭. 하하. (남편도 무럭무럭. 큭.)

    덕분에, 저희는 접때 부산 갔을 때, 들르지 못한 범어사 나들이를 했군요.
    아쉬웠는데, 이거 고마워서 어쩌죠? ^___^


  • 유리아빠 2009/07/21 08:15 # 삭제

    주차는 경내 주차가 있고, 사찰 외의 주차장에 할 수 있습니다. 소액?의 주차료라도 있어야 사찰 운영하는데 보탬이 될 거라고 생각이 들고요...
    그런 건 나름 이해가는 부분이긴 합니다만 저 좋은 곳에 "내 땅"이라고 해서 세금 면제를 포함하여...각종 혜택을 받는 게 조금은 배아픈 건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사돈이 논사면 배아픈 스타일은 아님 ㅎ)

    '하마'에 대해선 일반적으로 제가 적어 놓은 글과 같이들 생각하시는데, 역사 전문? 아마츄어인 아내 왈...
    숭유억불 정책이 왕성하던 조선시대에 지역의 관리의 탄압과 현실에 힘들어 하던 한 승려가 있었는데, 공양도 많이 하고 나름 지역 백성들에게 덕을 쌓으면서
    열반할 때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 때 제자들에게 자신이 환생하여 현실을 바꿔 보겠노라고 했답니다.
    그 후 수십년이 흘러 한 수령(사또)가 부임했는데, 그 수령이 범어사로 올라와 현재의 '하마'비에 다다르러 말에서 내리고 공양을 하더랍니다.
    그래서 그곳의 승려들은 예전에 돌아가신 그 분이 환생해서 숭불하는 수령으로 부임하셨다고 믿었다네요. 믿거나 말거나. ^^;


    참... 아내에게 돌을 올리면서 뭘 기원했는지 물었더니, 제 예상대로 2차 시험 붙게 해달라는 짧막한 소원만 빌었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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